주택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부동산 재테크 지형도 또한 바뀌고 있다. 주택 분야 대표격인 아파트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1~2인 가구 증가로 소형 주택인 오피스텔이 ‘대세’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실제로 7월 들어 오피스텔 공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7월 둘째주 공급물량의 상당수가 오피스텔에 집중돼 있다. 강남권 요지에 자리잡는 강남역 푸르지오시티를 비롯해 판교역 SK허브, 광교 신도시 더 로프트, 오송 두산위브 센티움 등 투자자 관심도가 큰 곳에서는 어김없이 오피스텔이 공급된다. 이쯤 되니 ‘오피스텔 전성시대’라 해도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정부가 오피스텔 투자 환경을 대폭 개선한 것도 힘을 보태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임대 주택법을 개정해 오피스텔도 일반 아파트 등과 마찬가지로 임대주택으로 등록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전·월 임대료 급등을 막기 위한 장치다.
종전 오피스텔은 업무용 건축물로 분류돼 주거용으로 임대하더라도 임대 주택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정부 조치로 오피스텔 투자시 취득세와 재산세 등 지방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전용 면적 60㎡ 이하 오피스텔을 5년 이상 임대하면 취득세 면제 혜택을 받고 2실 이상을 5년 넘게 임대할 경우에도 최대 50%까지 재산세 감면을 받게 됐다. 공시가격 3억원 이하(수도권 6억원 이하) 주거용 오피스텔을 5년 이상 임대하면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혜택도 받는다.
더불어 그간 주거용-업무용을 구분하는 기준이 됐던 바닥 난방시설 설치 여부도 따지지 않게 됐다. 오피스텔 사업 요건이 대폭 개선됐다는 의미다.
정부의 이같은 규제 완화 효과는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5월 전국 시·군·구 임대사업자 중 주거용 오피스텔 매입 임대 물건수를 집계한 결과 총 2091건으로 집계됐다. 오피스텔 매입 임대를 포함 해 전체 임대 사업자 수도 1684명으로 전달보다 2배 넘게 늘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수도권 거주자 655명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을 조사 한 결과 투자 의사를 밝힌 응답자의 18.8%가 투자 대상으로 오피스텔을 꼽았다. 이는 올 상반기 10.4%와 비교해 두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올 하반기에도 오피스텔 투자성이 어느 정도 담보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오피스텔 투자 전망은 어떨까. 이에 관해서는 최근 우려의 목소리가 조금씩 새 나오는 게 사실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의 신규 오피스텔 평균 분양가는 3.3㎡당 1316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0여 만원 가량 올랐다. 최근 수년간 꾸준한 상승 흐름이다. 이는 수익성을 떨어 뜨려 결국 매입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옥석 가리기’에 신경을 바짝 세울 때다. 좋은 물건을 고르는 기본은 수요가 많은지를 따지는 것이다. 최근 광교 등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지어지는 테크노밸리 주변은 잠재 수요 측면에서 우수하다.
더불어 지방에 조성되는 산업단지 주변도 좋다. 1인 가구 수요가 많기 때문에 임대사업하기 좋은 여건을 갖췄다. 대학가는 전통적으로 1인 가구 수요가 많지만 수익률이 다소 낮음을 감안해야 한다.
직장이 몰린 도심권이나 강남 테헤란로의 경우 시세가 너무 높기 때문에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예컨대 선릉역 주변은 테헤란로와 거리상 멀지 않지만 오피스텔 매매·임대시세는 훨씬 저렴하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 자문팀장은 “직장이 몰린 곳에서 지하철로 3정거장 이내 조용하고 생활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곳들은 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투자 기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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